예랑이와 여행이야기(프로포즈 받았어요.)
해련
10월 9일 예신입니다.
남자친구랑 올 1월에 만나서 불꽃 연애를 하는 중이지요.
둘 다 나이가 꽉 차서
만난지 3개월만에 상견례하고
6월말에 식장 잡고
결혼준비를 많이 많이 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번주에는 둘이서 벼르고 벼르던 휴가를 다녀왔어요.
서울 1박+ 3박 4일동안 강원도를 여행했어요.
제가 사는 곳은 광주라서 강원도 왔다갔다할 엄두가 잘 나지 않아
제대로 여행해본 적 없는 곳입니다.
게다가 날도 잡아둔 상태라 양쪽 부모님들께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떠날 수 있어 넘넘 좋더군요.
강원도 고성부터 동해까지
좋은 곳 많이 보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첫날 일정은 서울 면세점 투어(롯*, 신*)였구요.
둘째날은 고성 통일전망대, dmz 박물관, 속초 아바이 마을을 들러 속초에서 1박 했구요.
셋째날은 주문진에 들러 점심을 먹고 강릉으로 가서 선교장, 오죽헌, 경포 해변을 돌아보고 강릉에서 1박했어요.
넷째날은 정동진으로 내려가는 길에 통일 안보공원, 하슬라 아트 월드, 정동진역,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을 보고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에서 잤구요.
다섯째날은 동해 천곡동굴이랑 추암 촛대바위를 보고 광주로 돌아왔답니다.
여행에서 있었던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3개 있어요.
그중 1번은 면세점 쇼핑이었어요.
예복은 간단하게 하기로 하고 남친 가방이랑 제 가방을 백화점에서 봤었는데 좀 비싼 것 같아서
강원도 가는 김에 서울 들렀다가 가자고 시내 면세점을 두군데만 갔는데
전날 둘 다 잠을 제대로 못 잔 채로 갔고, 8월 15일 공휴일이라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결국 면세점이 별로 싸지 않다는 결론을 얻고 아무것도 사지 못한채로 오후 5시쯤 호텔로 들어왔는데
남친은 정말 너무 피곤했는지 계속 짜증난 얼굴이었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자는 거에요.
저도 옆에서 자다가 배가 고파서 깨서 나 배고프다말해도 계속 자는 거에요.
그럼 나 혼자 나갔다 온다 했더니 계속 비몽사몽이었어요.(원래 평소에도 잠을 많이 자고 잘 못 일어나는 스탈이긴 해요.)
밤 8시가 넘어서 호텔 근처 마트에 혼자 걸어가는데 별 생각이 다 드는 거에요.
내가 저런 사람을 믿고 결혼해도 되나. 너무 잠이 많은 것 같고 귀찮아 하는 것도 많은 것 같고, 아무리 그래도 여행 첫날인데 쇼핑이 피곤해도 계속 짜증 부리고 잠만 쿨쿨 자고 이것저것 온갖 안 좋은생각들만 나는거에요.
마트 가서 간단한 먹을 거리 사고(제 것만 사기 그래서 2배로 사고) 들어와서 9시 넘어서 먹을거리 먹고 혼자 맥주 마시고 있는데
그때 쯤 일어나더라구요.
일어나서도 짜증 낼 줄 알았는데 혼자 나갔다 왔냐고아깐 사람에 치여 힘들고 피곤해서 짜증 부렸다고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구요.
배고프다 해서 먹을 것 좀 챙겨주고 제 옆에서 애교도 떨어주고 해서 다행히 저도 기분 풀고 잤네요. 안그랬음 여행 내내 기분이 찜찜했을 것 같아요.
에피소드 2는 경포 해변이었어요.
여행 가기 전 둘이서 커플로 쪼리 신발을 샀어요. 근데 이번 여행 내내 비가 내려서 해변에 발도 제대로 못 담궜었죠.
그래도 해변 산책이라도 하자고 밤에 비오는데 우산 쓰고 나갔거든요.(파도도 엄청나게 셌어요.)
빗줄기가 굵어지고 해변을 걸어가는데 하천에서 나오는 물이랑 바닷가랑 만나는 곳 있잖아요.
아무생각없이 그곳을 건너려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모래가 무릎까지 쑥 들어가는 거에요.
순간 넘 위험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순간 남자친구가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그러는 거에요.
신발 한 쪽이 모래 속에 들어가버렸다고.
신발이 박힌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3번 넘게 모래를 뒤졌지만 파도가 너무 센 데다 밀물이어서
더 있다가는 우리도 파도에 쓸릴 것 같아서 포기하고 결국 한 쪽 신발도 버렸답니다.
게다가 제가 혼자 가서 산 쪼리는 발에 맞지 않아 아디** 짝퉁 삼선 슬리퍼를 다시 구입하였지요.
남자친구는 이 일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하네요.
에피소드 3은 정동진썬크루즈 리조트에요.
밖에서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너무 근사하고 좋은 거에요.
속초랑 경포에서는 그냥 저렴한 숙소에 묵었는데 안 쪽 시설도 너무 잘 되어있고 좋았어요.
남자친구가 저녁 어디서 먹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길애 그냥 프론트에 물어보자고 하니
아래쪽에 있는 범선 횟집을 알려주더라구요.
이때부터 계속 남자친구는 10층 라운지 레스토랑을 얘기했는데 제가 양이 적을 것 같다고 가지 말자고 했거든요.
이따 와인이나 한잔 하러 가든지 하자고.
근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와인도 별로 안 먹고 싶은 거에요.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만 사고, 숙소 테이블에서 저는 아무 생각없이 음료수를 따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선물이라면서 상자를 내밀었어요.
열어보니 반지였네요.
원래 근사한 곳에서 프로포즈하고 싶어서 계속 가자고 떠봤는데 제가 자기 맘을 몰라주더라면서
방안에서 하게 되어 좀 운치 없긴하지만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잘 살자고 얘기했어요.
저는 정말 거기서 프로포즈 할 줄 꿈에도 몰랐거든요.
세상 눈치 없는 여자가 되고 말았어요.
ㅎㅎㅎ
어쨌든 긴 여행을 마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프로포즈를 받은 기분이 이런 걸까요? 전과는 뭔가 많이 다른 느낌이네요.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
남자
너무 너무 부럽네요 전 언제쯤이나 받을지! ㅠㅋㅋ
-
해대기
우쒸 부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예랑이.......프로포즈아직인데;;;;뭘 받을껀지 내가 고르래요;;;알아서해줘야하는거아님!!!? 저는 10월8일 예식인데 축하드려요`~~^^
번호 | 제 목 | 글쓴이 | 날짜 |
---|---|---|---|
1975415 | 여성들 옷차림 궁금해서 그런데요 외 여름에도 덥게 입어요?? (10) | WatchOut | 2020-06-15 |
1975414 | 꼬봉이 등장!( 10분후퇴장ㅡㅡㅋ) (5) | 슬아s | 2020-06-15 |
1975413 | 19금(부부관계) (10) | 통꽃 | 2020-06-15 |
1975412 | 한달에 얼마정도면 남편한테 잔소리안하고 지낼 수 있을까요? (10) | 잔디 | 2020-06-14 |
1975411 | 안구건조증엔 누액제가 답인가요 ?ㅠ | 희1미햬 | 2020-06-14 |
1975410 | 너에게 쓰는 편지.. (3) | 다크 | 2020-06-14 |
1975409 | 여기다가햐도되나요?? (1) | 난길 | 2020-06-14 |
1975408 | 사고치는 우리 남편!! (7) | 연분홍 | 2020-06-14 |
1975407 | 대전에 맛나는 집 추천해주세요?? (2) | 소율 | 2020-06-14 |
1975406 | 방탈) 여름 첫 휴가- 제주도로. 근데 숙소는 어디에? (8) | 알렉산더 | 2020-06-14 |
1975405 | 삼산에 괜찮은 맛집 추천 좀 해주세요^-^ (7) | 핑1크캣 | 2020-06-13 |
1975402 | 유성문화원근처사시는 분들 (2) | 봄 | 2020-06-13 |
1975399 | 가족 여행기같은 게시판 있었으면 해요.. (3) | 한추렴 | 2020-06-13 |
1975395 | 케리비안 사람많을까요? | 가지등 | 2020-06-13 |
1975393 | 롯데 자연밥상 예약해야하나요? (4) | 해지개 | 2020-06-12 |
1975389 | 권선sk뷰아파트 24평전세 얼마해요?? (1) | 아서 | 2020-06-12 |
1975385 | 트레이더스-겨울왕국 건반 (2) | 가을바람 | 2020-06-12 |
1975383 | 연년생키우시는맘들보셔요~ (10) | 일진오빠 | 2020-06-12 |
1975361 | 경성큰마을 근처 영아 잘보는 어린이집 알려주세요. (1) | 자올 | 2020-06-10 |
1975357 | 아이재활의학과추천좀해주세요 (10) | 마루한 | 2020-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