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부터 기억력은 진짜 좋았는데 슬슬 감퇴되고 있다는 걸 느껴요.
결혼한지 2년밖에 안 됐는데 결혼준비 과정 일부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모아 보면 결혼준비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나 그런 글이 엄청 많잖아요.
근데 그런 글 보면서 전 막 머릿속이 하얘지는게......

예단 얼마 단 얼마 보냈고 얼마 돌려받았지? 아니 받긴 받았나?
내가 뭐라고 하면서 드렸는지 오빤(남편) 기억 나요?
우리 웨딩홀 식대가 얼마였지? 보증인원은? 신혼여행은 인당 얼마였더라?
진짜 이러고 있어요.

특히 시어머니 지인으로부터 휘슬러 전기렌지랑 냄비를 세트로 했는데
그게 얼마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그 당시에 진짜 무슨 혼수 품목을 어머님이 정해주냐고,
전기렌지는 어머님 쓰시는거 보니 좋아보이니까,
냄비도 어차피 필요하니까 하긴 한다며
예산보다 훨씬 웃돌게 주면서 화내면서 했던 건데두요 -_ㅠ예물도 막 생략하기로 했던 거 다이아를 어쩌다 받게됐는데
이건 보증서 없었으면 여전히 기억 안 났을 것 같구요.
금 반지, 팔찌도 제가 눈대중이 없어서 전혀...
몇 돈을 받은 건지. 아이고 시부모님께 죄송해라 ㅠㅠ
전신마취로 수술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더 그런 것 같아서
진짜 전신마취는 기억력 감퇴를 유발하는 거구나 하고 믿게 되네요..
어떻게 일생에 다시 없을 결혼 관련된 얘기들이 기억이 안 나는지...
이거 저만 기억 안 나는건가요?...ㅠㅠ
어머님이 너어어어어무 강한 성격이시라 저희 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어서
제가 너무 준비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는데
그래서 뇌에서 자연스럽게 나쁜 기억을 지운 건지 -_-

커피마시면서 글 잘 보다가 멘붕이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