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이제 결혼 6개월차 부부입니다.
조그맣게 자영업하고 있는데 사정이 생겨서 지금한 2주간 거의 일만하고 집에서는 쪽잠만자고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몇번의 다툼도 있었습니다. 제가 신경이 예민해져 있거든요...
하루는 저를 위해서 도시락을 싸왔는데 와이프가 말실수 조금했다고
안먹을테니 가지고 가라고 소리쳤습니다.
도시락은 두고 돌아 갔는데 열어보니 2인분이더군요...
저랑 같이 먹으려고 싸온건데... 배를 곪고 있을 아내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와이프는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저는 압니다
제 앞에서는 울고 싶어도 울지 않고 항상 뒤돌아서 우는걸...

지난달에는 장모님 환갑이였는데 용돈도 넉넉히 드리지 못했습니다.
많이 서운해 하더라구요... 사실 저두 많이 섭섭했습니다. 그래도 사위가 장모님 환갑 때는 유난 좀 떨어도 되는데...
저만 믿고 시댁이 있는 지방내려와서 사는데 가까우면 솔직히불편하다고 시댁하고 좀 떨어져 있는
집을 얻자고 했는데 집이 없어서 시댁과 불과 300m정도 떨어져 있는 아파트를 얻어서 살고있고...
제가 장남이다보니 이런 저런 행사는 꼭 불려다니고...
그렇다고 넉넉한 생활비 주는것도 아니고...
저는 참 못난 남편입니다.
저한테 욕해도 저는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당하게 제 자존심만 두둔하네요...

와이프는 피아노를 전공했습니다.
하지만꿈은... 고작피아노학원장입니다.
그 소박한 꿈도그 뛰어난 능력도... 연고도 없고 친구도 없는...
촌구석에 박혀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네요...
언젠가는 꼭 멋진 피아노 학원을 차려주고 싶습니다.
꼭...

각설하고 오늘 저희 어머니 생신이였습니다.
어제 와이프가 신용카드로 8만원 결제했길래 이건 뭐냐고 물었더니
시어머니 생신상 차려드릴거랍니다.
아...... 지금도 눈물나네.... 장사해야 되는데...

어제도 사정이 있어서 자정에 함께 집에 들어갔는데 밤늦게 까지 준비하더니
오늘 새벽에 저랑 같이 일어나서 시댁으로 가더군요.
와이프는 겨우 4시간 정도 잔 것같습니다. 그것도 못잤을 수도 있어요.
아침에 준비한 미역국,불고기, 삶은 꼬막 맛을 봤는데 정말 맛있게 잘되었더군요.
못난 저는 또 칭찬도 못해주고 나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당신 생일날 항상 손수 미역국을 끓이셨습니다.
생에 처음으로 며느리가 차려준 아니 당신이 결혼 후 처음으로 다른 사람이 차려준 아침 생일상을 맛본
저희어머님을 생각하니...
그냥 눈물만 납니다.
와이프가 너무 고맙습니다.
그 맛을 내려고 얼마나노력했을까요?
설령 맛이 없었더라도 저희 어머님은 그 밥상이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따뜻한 말한마디건네지 못한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그리고...한없이 미안합니다.

고작 고맙다고 문자 한 통 보냈는데... 그거에 또 전화를 걸어옵니다.
제게서 고맙다는 문자 한 통 받은게 그렇게 좋았나 봅니다.
이런 사소한 것도 좋아하는 와이픈데 무뚝뚝한 저에게 얼마나 실망하고 있었을까요...
오랜만에 빰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가 잘한건 하나도 없으면서 와이프가 항상 보채고 투정만 부린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고마워서 흐르는 눈물....
경험해 본 적 있으세요?
앞으로는 잘 할 겁니다.
물론 언젠가는 또 무뚝뚝한 남편이 되겠지만 오늘 다짐한 것을 잊지 않고 꺼내 볼겁니다.

가게 사정도 조만간에는 나아질 것 같습니다.
와이프랑 여행이나 다녀오고 싶네요.

여보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