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최근에 파마를 잘못해서 몇년동안 길러오던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잘랐어요..

제가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데 공익들이 볼때마다 머리짧아서 너무 별로라고 한마디씩 했거든요,

동생역시 누나 시집 다 갔다고, 남자들은 곧죽어도 긴머리 좋아한다고 해서 좀 의기소침해 있긴했는데요..어제 서류를 떼러왔던 한살 연하 민원인 한명이 나중에 사무실로 전화해서는 솔로시냐고 묻더니 연락처좀 가르쳐달라고 하길래

남친있다하고 끊었드랬죠.. 뭐 황당하긴 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근데 퇴근하기 얼마전쯤에 낮에 아버지로 보이는 분과 서류를 떼러왔던 또다른 남자분이 민원이 다 가기를 기다렸다가

저에게 오더니 이런말 면전에 두고 하기 굉장히 부끄럽고 당황하시게 해서 죄송하지만,

낮에 서류를 떼러왔다 인상이 너무 좋아서 용기내서 다시 왔습니다. 실례가 안되신다면 연락처좀 알수있을까요?

하더라구요.. 저 얼굴이 완전 홍당무가 돼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저,남자친구 있는데요... 했어요.. ㅋㅋ두번째분은 키도 훤칠하시고 김남진 삘이나는 훈남이셨는데ㅜ_ㅜ 아버지한테도 참 깍듯하게 하시더라구요. ㅋㅋ암튼 그분이 가자마자 공익들이 와서

와~대박~!! 누나 오늘 번호 두번 따인거예요? 누나 안죽었네~ 막 놀렸거든요..저도 기분이 왠지 좋아서 퇴근하고 집에 가는길에 친구만나러 잠깐 시내에 들렀는데

어떤 대학생같은 힙합보이가 오더니 저 정말 이상한 사람 아닌데요, 아까 에뛰드하우스에서부터 유심히 뵜는데
너무 제스탈이셔서요.. 괜찮으시면 연락처좀 알수있을까요?

하기에 제가

저보다 훨씬 어리신거 같은데요.. 그리고 저 남자친구 있어요 라고 했더니

그럼 좋은 누나동생으로 연락하며 지내면 안될까요?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좀 너무 당황스러워서 도망치듯 뛰어왔어요 ㅋㅋㅋ남친한테 자랑하고 싶었는데, 왠지 안믿을거 같아서 그냥 하려다 말았어요 ㅋㅋㅋ

참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요 ㅋ

더 웃긴건 어제 비비크림만 바르고 귀찮아서 촌스러운 빨간 립틴트 같은것만 바르고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남자들한테 더 먹히는 모양이예요 ㅋ

암튼 이제 서른이라 괜히 불안하고 우울하고 조바심나고 싱숭생숭했는데

어제 너무 신기한 경험해서 자랑해봐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