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아빠가 되기 위한 두 번째 방법 : 아내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
두힘
언젠가 EBS 달라졌어요라는 프로를 봤습니다. 이제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의 이야기였는데 그들에게는 4살난 첫째 아이에다태어난지 겨우 3개월 밖에 안된 둘째 아기가 있는데도 각방을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불만의 이유는 아내는 아직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데다 하루 종일 두 아이에 시달려 너무 힘든데도 남편은 퇴근하고 와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것이고, 남편은 남편대로 하루종일 직장에서 시달렸는데 최소한 집에 와서는 쉬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부부는서로에 대한 극도의 불만으로 심한 감정의 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가 전문상담가의 상담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인데 제가 중간 부분밖에 보지 못해서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해피엔딩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아내의 입장, 남편의 입장이 상충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폭발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느 부부이건 상대에 대한 불만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내의 말은 아내의 말대로 일리가 있고 남편의 말은 남편의 말대로 일리가 있습니다. 아내도 힘들고 남편도 힘듭니다. 예전에는 여자가 참고 희생해야지라고 했다면 요근래에는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반발심에서 그래도 남자가 참고 희생해야지라고 바뀌었고 남자들에게 돈도 잘 벌어오면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할도 잘 해주기를 요구합니다.
여기에 대해 남자들도 할 말이 있습니다. 내가 가정에 충실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밤 11시, 12시 퇴근이 기본이고대한민국 특유의 야근문화에다 가정보다 조직을 강조하는 직장문화에서 주말도 반납하고 일해야 한다, 밤늦게 집에 오면 피곤해 죽겠는데 여자들이 이해해 줘야지, 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가 50%가 넘지만 남편이 가사, 육아 참여시간은 하루 평균 45분에 불과하여 OECD 국가 최하위라고 합니다. 반면 여성의 육아 가사 시간은 하루 평균 227분이라는군요. 이는 아무리 남성들이 이런저런 변명을 대며 강변해도 솔직히 반성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특히 외벌이일수록 남편들은 나는 돈 버니까 아내가 그 정도는 이해해줘야라는 생각을 은근히 깔고 있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외벌이인데 얘기해보면 태반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인식해야 할 부분은 직장 노동보다 가사 노동이 결코 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최앙락과 팽현숙 부부가 TV에 나와서 요즘 여자들이 하는 일이 뭐 있다고? 빨래는 세탁기가 해줘, 청소는 청소기가 해주는데 왜 불만이야?의 최앙락의 핀잔에 팽현숙이 그럼 당신이 해봐. 나 오늘부터 파업할 거야.라며 격분하는 모습을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빨래는 세탁기에 넣는다고 알아서 돌아가지도 않고 청소기 돌려도 결국 걸레질은 해야 합니다. 빨래 하나만 해도 일일이 손빨래와 세탁기 돌릴 것을 구분해야 하고 돌리고 나면 널어야 하고 마르면 걷어야 하죠. 일일이 개서 옷장에 넣어야 하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밥 챙겨 먹여야 하고 씻겨야 합니다. 육아 휴직 1년 해본 제 입장에서는 차라리 출근하는게 낫더라는 쪽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사람이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남의 어려움은 모릅니다.
아직도 집에 일찍 가면 팔불출이요, 밖에서 호기 부리는 것이 사내다움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많은 아빠들이 멋진 남편, 멋진 아빠를 꿈꿉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유로 첫째가 시간적 어려움, 둘째가 육아와 가사가 서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떤 아빠들은 아내와 자녀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고 말하거나, 어떤 아빠들은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아내와 자녀들은 아빠에게 그다지 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단지 작은 배려, 작은 관심을 바랄 뿐이죠. 모든 아빠가 슈퍼맨이 왔다처럼 아내 없어도 혼자서 척척 알아서 다하는 가사박사, 육아박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꼭 넘치는 창의력으로 아이의 뇌를 발달시켜주는 놀이법을 개발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아빠들은 대부분 평범한 아빠들입니다. 평범한 아빠로서 평범하지만 충분히 멋진 남편, 멋진 아빠가 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팬더아빠는 아빠들에게 이런 두가지 안을 제안해 봅니다.
첫번째, 이번 주말에 1박 2일로 가사일과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휴가를 주는 것은.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번 주말은 내가 가사일 육아 모두 책임 지겠다, 당신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던가 친정 나들이를 하던가 영화를 보든 뭘하든 자유 시간을 보내고 오라고 하고 말이죠. 아이와는 좋은 추억이, 아내에게는 휴식의 시간이, 아빠에게는 가사 육아가 무엇인지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다른 아빠들과 얘기하다보면 아이가 10살이 되도록 단 한번도 아내 없이 혼자서 아이를 보거나 가사일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빠들도 쉬어야 하니 자주야 어렵겠지만 이런 한번의 배려도 아내는 무척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두번째, 가끔 가까운 마사지샵에 남편이 아내를 위해 경락 마사지를 예약해주세요. 처녀시절에는 매주마다 마사지샵에서 피부 관리하고 명품옷 입고 다니던 된장녀라도 결혼하고 아이 낳고 나면 남편꺼 챙기고 아이꺼 챙긴다고 자기에게 쓰는 것은 아까워 10년된 후줄근한 옷 입고 다닙니다. 하물며 마사지샵이 어디겠습니까.
남자들은 마사지샵이라고 하면 기껏 돈 많은 아줌마들이 누워서 피부관리하는 곳라는 식으로 생각하는데 마사지샵은 피부관리만 하는 곳이 아니라 뭉친 등과 허리, 다리를 풀어줍니다. 하루종일 서 있는데다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끙끙대는 집사람에게 제가 마사지 가서 풀라고 해도 되려 돈이 어딨냐, 라고 합니다.보통 일회에 3만원, 비싸게는 5만원씩하니 반찬값 천원 아끼려고 노력하는 대부분의 아내들에게는 아까울 수 밖에 이렇습니다. 그러나 남자 입장에서는 하루 술값도 안되는 돈입니다. 10회짜리 세트까지는 무리라도 남편이일회라도 끊어주고 힘든데 쉬다와, 라고 하면 아내들은 말로는 돈 아깝게 이런데 써?라고 해도 마음으로서는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아내에게 무관심하면서 자녀에게 잘 하려는 아빠들도 있는데 이것은 엄연히 순서가 잘 못 된 것입니다. 첫째는 가정의 행복이며 아내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합니다. 아내가 불행하면 아이도 불행해집니다. 그리고 작은 배려가 아내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멋진 남편, 멋진 아빠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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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3
왠지 위로가 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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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ety
동감합니다 육아는 공동으로 분담해서 하는것이 최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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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완젼 멋집니다.... 우리 신랑도 최근에 많이 변해서 너무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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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누리
우왕~ 우리 신랑도 보여줘야겠어요~ 완전감동이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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