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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후유증, 남자들의 수다...그리고 집들이를 하는 남편에 대한 고찰.

집들이...후유증, 남자들의 수다...그리고 집들이를 하는 남편에 대한 고찰.

하예

지난 금요일. 저희 집에선 전쟁이 났었습니다.
미루고 미루던 남편 회사 사람들의 집들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결혼한지 갓 두달을 넘긴 새댁;;;에게 이건 너무 가혹한 일이었습니다.
한두명도 아니고, 25명정도가 온다네요...
남편 회사 특성상 여자가 없어,, 남자 장정들만 25명이라네요;;;
처음에 듣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더이다.
더더욱 부담을 안겨준건 한달정도 저희보다 일찍 결혼한 선배가 몇주전에 집들이를 했는데,
상이 부러질만큼 차렸다고...초밥에 뭐에 이런 얘기까지 있는걸 보니 부페를 부른듯...
그러나, 몇명이 올지 확실치 않은 시점에 부페를 부르기도 그렇고...차리자니 제 힘으론 도저히 안되고...

이럴때 믿는 구석이라고는 엄마밖에 없는지라.
3일전부터 엄마는 장을 보시고, 목요일부터 저랑 엄마는 음식 만들기에 몰두!
아무리 엄마랑 같이 한다고는 해도, 저는 심부름이나 하고 앉았을뿐. 엄마 혼자 다 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왜 내 마누라 부려먹느냐며 아빠는 투덜투덜, 집에 있는 그릇이란 그릇은 몽땅 들고 튀어서 일회용 그릇에 밥먹게 되었다고동생들도 투덜투덜.
그 많은 사람들이 우리집에서 다 앉아 먹을수나 있을까. 도대체 얼만큼을 만들어야 다 배불리 먹는건지...

술을 안먹는 저인지라, 술 살일이 별로 없었는데...
제 짧지않은 삼십여년 인생중 최초로 어마어마한 양의 술을 샀습니다.
소주가 40병에 맥주가 피처로 12병....
오...진정 사람들이 먹을 양입니까?;;; 대학생들 엠티도 아니고, 술먹다 죽을것도 아니고 말이죠.
와...아저씨들...정말...체력을 생각하셔야지;;;

다들 들어오셔서 차린 음식 맛나게 드시고, 정신없이 술잔이 오가고, 엄마는 나이든 사람 있으면 방해된다고 가시고...
어쨌거나 치뤘습니다. 술취한 양반들 했던 얘기 또하고, 또하고...

이야...전 남자들이 그렇게 수다스러운지 몰랐어요.
쉬지 않고. 계속- 후덜덜덜;;;;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떠들고...
너무 시끄럽게 군다고, 아파트에선 민폐라며. 일찍 일어나시더군역시더군요. 3시간만에...
감사했죠. 얼른 남편이랑 치우고 푹 쉬면 되겠구나...

근데 왠걸요...2차를 가시겠다며 남편을 데리고 가시더이다...
헐...저 많은 걸 나보고 어찌 혼자 다 치우라고...같이 치워준다고 해서 엄마도 빨리 쉬시라고 가시라 했거늘...
정확히50분만에 다시 들어온 남편.
들어오는 데분위기가 심상치 않더이다. 비번을 못눌러서 몇번이고 띠띠띠- 소리가 울려대고.
이상하다? 나갈때 안취했었는데?
헐...문 열어주고나니...이사람. 완전취해서 정신없이 쓰러지더군요.
헐...너 뭐냐...같이 치워주겠다고 토요일 근무도 뺀사람이...
너 이대로 쓰러지면 난 뭐냐...난 뭐냐...난 뭐냐...

헐...근데 더 대박인건...이사람 갑자기 취기가 올라온건지, 걷지도 못하고 신발벗자마자 그대로 쓰러지는 겁니다.
아놔...이 큰 장정을 어찌하지도 못하고,설거지 하던 손 그대로 와서 발로 툭툭치며 소리질러보지만...
일어날기미가 안보입니다...그대로 그냥 승질 팍팍 내며. 욕하며...(?!) 설거지를 계속 하는데..
도와주지 못하면 그냥 얌전히 잠이나 잘것이지...
돌아다니며 예쁘게 술드신 자국 내주시고...
아오...정말...집을 나가고 싶었어요...술 잔뜩 취해서는 말시킬때마다 미안해미안해...이러고-_-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는데 거실에 있던 장식품 깨고, 티비잡고 실갱이 하고...
나참 티비가 변기 뚜껑인줄 알고 계속 그 뒤쪽에 토하려고 하는거 있죠...
기가막혀서 소리 버럭버럭 지르고...아오...ㅠㅠ
간신히 씻고 나와서는 잠깐 정신이 들어왔는지 내일 같이 해...미안해...어쩌고 중얼중얼하더니 침대로 바로 쓰러졌...

아...네...집들이 정리 및 이노무 남편 뒤처리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끝냈습니다. 설거지도 어마어마...쌓아놓은 그릇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 엄청나게 버리고, 남자들이 화장실 써서 그런지 화장실 청소 해버리고,
집 걸레질까지 싹- 다 했더니 우리 남편님 중간중간 일어나서 바닥과 화장실에 게워내시고-_-

아...잠을 어찌 잤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겨우 아침에 잠들어서 자려고 하는데, 남편이 놀래서 일어납니다.
그러더니 설설- 깁니다. 눈치만 보고...
자기 술병이 났다나 뭐래나...술 많이 안먹은거 같은데...이젠 술먹지 말아야겠다고...
곰 덩치에 애교를 막 부려댑니다. 졸려죽겠는데...-_-
형제가 많이 없고, 집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온적이 한번도 없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답니다. 그래서 기분좋게 마셨는데...
그렇게 되었다며,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고, 어찌된 건지 설명해달라기에...
정말 속사포처럼 따다다다- 다 말해줬지요. 그랬더니 쥐죽은듯 조용히...
미안해...ㅠㅠ 이말밖에는...

아...정말 웬수같았어요. 나쁜사람-_-
집들이 선물로 wii 패키지 받고, 휴지랑 세제 받고는 너무 힘들게 값을 치뤘어요 엉엉.
주말 내내 안마해준다고 딱붙어서 떨어지지도 않고, 밥도 차리고, 설거지도 하고.
손하나 까딱 안하도록 하던데...
진작에 그럴것이지...쳇.

너무 빨리 쉽게 용서해준것 같아서 좀 분하네요. 그치만 뭐. 오래간다고 없던 일 되는것도 아니고...
에효. 저의 끔찍했던 주말이었답니다.

아...이번집들이를 통해 느낀게 있다면...
첫째. 남자 25명이 모이면 음식이 30인분도 모자란다는것.
둘째.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수다스럽다는것.
셋째. 남자들은 정말 생각이 없다는것. 늙으나 젊으나...애라는 말 정답이네요.
안도와 주었던 남편보다 더 미웠던건 끝까지 남편을 끌고 나가신 상사분이었거든요.
완전 개념상실하신-_- 아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들이 25명하고 혼자 전부 치우고 나면. 병이 난다는것! 몸살 호되게 앓았습니다. 주말내내 ㅠㅠ

좋은. 경험. 이었습니다. ㅠㅠ

  • 찰스

    제 친구들 집들이 한번 하고나면 몸살 나더라구여ㅠ정말 수고하셨네여~

  • 푸른마을

    하하하하 남편 귀여우세요 ㅋㅋㅋ
    좋겠어염 ㅎㅎ

  • 츄릅

    남편 일어나서 다 치우게 놔두시지 그러셨어요 ㅎㅎ

  • 로다

    헛 9월예신이에요.. 제 남친은 벌써 집들이의 로망이 샤부샤부라는데. 얼른 입부터 틀어막아야 할까요 ㅜㅠ

  • 시나브로

    ㅎㅎㅎㅎ 그래도 왜 신랑분이 귀엽네요..ㅋㅋ;;;;;;;; 고생하셨어요~~ ㅎㅎ

  • 황소자리

    첨부터 집들이 안한다고 선포하길 잘 했네요. ㅎㅎ

  • 메이커

    아. 남일같지 않네요ㅠㅠ 전 토요일 신랑 친구들 장정 15명이 몰려와 하하호호 떠들고 새벽 5시까지 카드치더라구요ㅠㅠ전 중간에 들어가 뻗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거실이 대박..이건 뭐..ㅠㅠㅠㅠ 몸살난척하고 침대에서 꼼짝도 안했더니 신랑이 꾸물꾸물 다 치우더라구요ㅋㅋ다시는 집들이 안할래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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