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랑 같이 살아요.
오늘 엄마가 갈비찜을 해다줬어요.
토요일에 집에 손님이 와서 미리 재놨는데
우리 주려고 더했대요.
내일까진 먹겠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았죠.
어머니가 퇴근하고 오시면서 생목삼겹살을 사오셨어요.
엄마가 갈비찜을 줬다고 오늘은 그걸먹고
고기는 내일 구워먹든 볶아먹든 하기로 했어요.
저녁 맛있게 먹고 신랑이 퇴근해서 신랑도 갈비맛보고 그러는데
어머니가 신랑에게 고기사왔다고 말해요.
굳이 냉장고에서 꺼내 보여주면서 고기좋다고 말씀하세요.
구워먹으면 맛있겠네. 이런얘기가 나오니 저는 그러죠.
그럼 조금 구워먹을까요.
기다렸다는듯이 고기구울준비를 해서 먹어요.
8개월 아기가 있어섟?있어서 고기굽는거 좀 싫지만 뭐...
아기 재우고 나와서 같이 먹었어요.
기가막히게 맛있는 고긴 아니지만
고기정말맛있다고 칭찬하며 조금씩 먹는데 어머니가 그러시네요.
갈비놔두고 첨부터 고기구워먹을걸 그랬나.
정말 서운했어요.
신랑이 맛있게 잘먹었으면서 그런다고 뭐라 하네요.
어머니도 말하곤 아차했겠지만 이미 늦었죠.

시집살이 안시키고 좋은 분인데 자기가 뭐 사오면
생색을 그렇게 내고 먹고싶은건 그날 안먹으면 서운해하세요.
먹고싶은거 슬쩍 말씀하신거 캐치못하고 딴거 먹으면
괜찮다고 드시다가 나중에 꼭 말씀하세요.
오늘은 그게 먹고 싶었는데 이것도 괜찮네. 이런식으로요.
한두번이면 모르는데 거의 매번 그러니 들을때마다 미치겠어요.
일주일에 두세번은 뭘 사오시는데
문제는 집에 먹을게 쌓여있어도 새로운걸 사먹는단거에요.
남은건 다 제가 먹어야죠.
가끔은 남은음식 처리반이 된거 같아요.

엄마갈비찜이 천대받아서 서운함에
이것저것 쌓였던게 자꾸 생각나서 잠이 안와서 글써봤어요.
요즘 기분이 롤러코스터라 사소한거에도
자꾸만 서운하고 예민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