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 잘못 끼워진 시댁
호빵녀
결혼 9개월차. 12주 된 아기 품고 있네요.
어떤 글 읽다가 급하게 가슴이 답답해져서 하소연 좀 하려구요.
시댁이 너무 어려워요. r />
상견례 하는데 첫째 아주버니가 자꾸 신랑을 나무라더라구요. 무릎꿇고 앉아있게 만들고 말 한마디 꺼낼라치면 화내고 나무라고.
여차저차 상견례가 끝났어요. 양가 인사 잘 마무리 하고 결혼식 날짜 정하고...
결혼 전날 사주단자 받으러 첫째 아주버니 댁에 갔지요. 받고 집 문을 나서는데 그러시더라구요.
[너네는 왜 결혼 날짜를 그렇게 잡았냐? 어른들이랑 상의도 없이... 너네 날짜가 좋은 날짜도 아닌데. 앞으로는 그런거 정할 때 어른들이랑 상의 좀 해라.]
순간 이게 뭔 소리인가 싶더라구요. 벙-해서 저는 아무 말도 못하는데 신랑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말도 안되는 일로 트집잡기 시작한다고 속상해 하더라구요.그리고 한달정도 지나서 추석이였죠.
신랑, 시어머니와 함께 명절 지내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신랑이 직업 군인이라 지역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명절에 휴가 쓰지도 못하구요. 명절 전에 찾아뵙고 인사드리기로. 빠르면 1년 늦어도 2~3년 후에는 진급을 하니 진급 후에는 같이 내려오도록 해보겠다. 그랬더니 본인 아들 임관 후 매년 혼자 타지에서 쓸쓸히 생활했을 거라며 저한테 살뜰히 잘 챙기고 그리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내심 첫명절이라 마음이 쓰였지만 이미 그리 하리고 마음 먹었고 허락도 받았으니 한결 편하더라구요.
위로 형님들한테 전화를 돌렸어요. 신랑이 6남 1녀 막내. 일단 첫째 아주버니.위로 형님 넷. 시누이 한명.
시누이는 전화 안받고 첫째 아주버니 사정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하시고 형님들께 안부 돌리는데 첫째 형님한테서 터졌네요.
[왜 혼자 안내려오냐. 진짜 어머니가 그러라고 하셨냐. 혼자라도 내려와야 하는거 아니냐. 맞벌이 해도 명절에 다 쉬지 않냐.]
이후에 첫째 아주버니께서 말이 싹 바뀌셔서는 난리가 났어요.
[생각이 있냐 없냐. 혼자라도 보내라. 중간에 우리가 너네 사는 지역에 들려서 태워서 갔다가 데려다 주겠다. 첫명절인데, 며느리 도리 해야되지 않냐..]
결국 참석하지 않고 추석이 지났네요.결혼하면서 관사가 바로 나오지 않았어요. 숙소 살던 신랑이 간단하게 짐만 빼서 제가 살던 원룸에서 지내다가 한달 반쯤 지나니 관사가 나오더라구요. 9월 중순에 나왔는데 청소하고 가구, 가전 들인다고 9월 말이 다 되서 들어갔네요. 이사하고 시어머니 두번 다녀가셨고 12월 초가 되었어요.
신랑 직업도 직업이지만 제가 하는 일 또한 퇴근 시간이 딱히 정해진 직업이 아니에요. 그.런.데 금요일. 신랑한테 전화가 오더라구요. 서로 바뻐서 일하는 중에는 통화를 잘 안하는데 이상하다 싶어서 받았더니 글쌔 저녁에 시어머니, 아주버니들께서 방문하기로 하셨다는거에요. .... 멘붕
그래도 어째요. 회사에 양해 구해서 정시 퇴근하고 당장 닥쳤으니저녁 찬거리며 다음날 아침 해먹을거리 집 청소. 부랴부랴 준비하는데 같이 오시는 넷째 아주버니께서 감사하게도 [저녁은 너무 늦으니 나가서 먹는 것으로 하자.] 하시길래 아싸~ 했죠.
식당 예약하고 기다리기 7시 좀 넘어 도착하셨더라구요. 도착하자 마자 저희 부부 보며 하시는 한 말씀.
[이 집 식구들은 왜 집에서 옷을 입고 있나?]
-저녁때 지나서 배고프시죠? 식당 예약했는데 오시면 바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시댁에서 어른들이 오는데 오면 바로 앉아서 먹을 수 있게 한상 차려놨어야 하는거 아닌가?]헐............... 여차저차 식당에 가게 되었고. 밥먹는 내내 명절에 혼자와라. 제사때 혼자와라. 왜 혼자 안오냐. 며느리 도리 해라.
신랑이 중간에서 잘 막아줘서 이야기 진전이 없자 다른걸로 역정 내시더라구요.
[너네는 이사한지가 언제인데 아직 집들이를 안하냐! 시댁 어른들 무시하는거냐!] 그 때가 이사한지 갓 한달.
[마침 어머니 생신이 곧 있으니 너네가 어머니 생신상 봐라. 집들이도 겸사겸사 하면 되겠다. 그리고 제수씨는 형님들한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형님들이 시키는대로 다 하세요.] 시간이 지나고 어머니 생신날이 다가와 형님들께 전화 돌렸네요.
[이러저러해서 저희가 이번에 어머니 생신상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부족하나마 준비를 해볼테니 시간 되시면 오셔서 식사 하시고 가세요. 그런데 집에서 준비하려고 하니 공간이 조금 협소합니다. 부족한 것도 많고.. 그래서 펜션을 잡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랬더니 다들 좋아하시더라구요. 시댁 식구들이 다 모이면 20명 남짓 됩니다. 관사가 넓어봤자 관사... 이불이며 식기 화장실 불편한 것 투성이라 나름 생각해서 양해 구했는데 다시 돌아오는 첫째 아주버니의 답변.
[펜션에서 잡아서 할거면 의미 없다. 무조건 집에서 해라. 펜션에서 할거면 뭐하러 너네 사는데 까지 가냐. 다른데 좋은곳 훠씬 많은데 불편해도 감수할테니 무조건 집에서 해라.]
정말 기분 상하더라구요. 진짜 날 엿먹이려고 작정을 했구나. 그래. 어차피 처음에는 집에서 하려고 했던 것이고 불편한거 다 감수한다니 신랑이랑 다시 이야기 해서 집에서 하자고 결정 내렸어요.그런데.... 시어머니께서 급하게 수술을 하셨네요. 뼈시멘트 채우는 수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이 그렇게 허무하게 마무리 되는데 이번에는 다른걸 요구하시더라구요.
[한집에 무조건 백만원씩. 생신이 취소되었어도 생신 당일 날짜에 무조건 형제들 모두 집에 모일것.]
하... 진짜 산넘어 산이라고 하나 끝내면 또 하나 터지고 그거 끝내면 다른거 또 터지고.
시어머니께서 연세가 많으세요. 젊어서 고생을 하도 하셔서 한도 많고 병도 많으시고... 일단 백만원 입금하고 저희는 생신 전날에 부랴부랴 휴가내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어이없는 첫째 아주버니의 통보.
[난 이번에 못내려간다. 그렇게 되었다. 어머니랑 이야기 해서 다음달에 가는 것으로 이야기 했다.]
다른 형제들 잠깐이라도 왔다 가라며 난리 났구요...
[더 이상 이야기 꺼내지 마라.] 로 일이 마무리 되었네요.참, 그리고 그 때가 저 임신 5~6주. 저한테 내려와서 어머니 목욕탕 데려가서 씻겨 오라던ㅎㅎ...이 일 있으면서시누이가 신랑한테카톡을 했어요. 40대 시집 못간 시누이... 혼자 서울 떨어져 살구요.
[너가 못오는건 이해하는데 OO이는 왜 안오냐?,추석에 못온거 설에라도 혼자 왔으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나보다 하려고 했는데 OO이 전화번호 불러라. 내가 한마디 하게.] 라며... 정작 시누이께서는 어머니 수술하시고 편찮으신데 얼굴이나 비추셨는지 모르겠네요. 워낙 가족들이랑도 연락을 잘 안하고 사시는듯....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 약 한달 뒤. 시아버지 제사가 다가오네요.
신랑은 무조건 휴가내서 참석할거라며 다짐 또 다짐하고. 우리집(시댁)에서 누가 널 미워하냐며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고 하는데 제가 그렇게 생각이 안되요. 물론 신랑과 같이 내려간다면 가고자하는 의향은 있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걱정하고 있는 제 모습이 참 웃기고 슬퍼요. 뱃속 애는 뭔 죄인가 싶고...
제가 임신하고 새벽에 2~3번씩 꼭 깨요. 화장실 가야되는 문제도 있고 밤에 푹 잠을 못자겠더라구요.
시댁 아궁이 떼던 주방에 가스레인지 가져다 놓고 싱크대도 없이 쪼그려 앉아 칼질해야 되고.. 화장실도 푸세식.
시댁 식구들도 막상 오면 잘곳이 없어 찜질방으로 모텔로~ 차라리 제사 지내고 모텔을 가자고 하는게 나을지.
자꾸 친정이랑 비교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안좋은 마음이 생기고. 생각만 해도 불편하고 어렵고 싫네요.긴 하소연 읽느라 고생하셨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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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초롱
정말 될수만 있다면 그런 시댁이라면 연을 끊고 지내고 싶을거 같아요-_-시어머니는 그냥 so so인거 같은데...첫째시아주버님이 시어머니 역할 하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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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개
하ㅜㅜ... 어릴 때 어른들이 우스게로 형제 많은 집보다 고아가 낫다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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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팅이
첫째 형님이 문제인가봐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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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와인
형제들이 다 나이가 많으세요. 첫째 시아주버니네는 저희 부모님뻘ㅋㅋㅋㅋ
처음에는 나만한 자식이 있는데... 하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일 뿐이더라구요. -
소심한녀자
무리한 요구에도 그냥 묵묵히 들어주시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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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파랑
남편이 어느정도 막게 만들기까지 그 이야기도 험난하지만.. 그래도 노력하니 다행이죠. 마음먹기가 참 힘드네요. 위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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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아이고ㅠㅠ 그래도 남편분이 어느정도 막아주시긴 하는것 같네요~ 스트레스 받으시면 아가한테 안좋아요~ 그냥 그런가보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게 맘 먹어보셔요~ 힘내세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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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진짜 이상하죠? 당장 친정 분위기나 주변 사람들 다들 잘 지내는 것만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완전 멘붕에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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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걸이
처음에는 정신 못차리더라구요. 저런 일 있으면서 크게 작게 몇번 싸웠더니 제 편에서 중간역할 잘 하려 노력중이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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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파랑
대박이네요 남편분은 잘 막아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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